Book Review (except IT Book)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지상낙원 2010. 6. 3. 21:47
  법정스님의 두 번째 법문집 입니다. 일기일회가 첫 번째가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가 두 번째가 됩니다. 

단순한 추측으로, 책을 기준으로 할 때, 스님께서 1992년부터 본격적으로 법문을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기일회>의 2009년 4월까지 법문을 통하여 중생과 같이 호흡하셨습니다.

제가 법정스님의 책을 연속적으로 읽는 이유는 법정스님의 사상에 대해서 이해하되 다독을 통하여 이해하자라는 생각때문입니다. 스님의 기본 사상은 스님이 쓰신 책을 몇 권을 읽다보니 공통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사실 반복을 통한 깨우침을 원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스님의 저서가 한권이었다면 그 책을 여러 번 읽었겠지만, 많은 책을 저술하셔서 스님의 사상을 다양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해야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사실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의 내용이 법문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일기일회>의 성격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책을 읽는 묘미가 반복되는 의미의 체화에 있다고 해야할 까요. 저는 반복에서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와닿는 부분이 많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뽑아보았습니다.

#1. 제 블로그 이름이 <꾸준함의 미학> 입니다. 즉, 제 모토는 참 뜻은 "부지런하게 살자" 입니다. 이런 제 모토가 책을 읽음으로써 더더욱 가속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부지런하라라는 가르침이 있는 부분을 발췌해 보았습니다.

<160p>
선한 일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방울물이 고여서 항아리를 채우나니, 조금씩 쌓인 선이 큰 선을 이룬다.

<196p>
게으름은 최대의 악덕입니다. 게으르면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습니다. <법구경>에서는 게으름을 쇠에 나는 녹에 비유합니다.

<287~288p>
안정을 취하다 보면 끝없이 퇴행되어 갑니다. 눕기를 좋아하면 결국 관 속이나 흙 속에 파묻힐 때를 재촉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중략)

에서 나온 통계인데, 노인 아파트에서 가장 흔한 사고가 골절상이라고 합니다. 햇볕도 쬐지 않고 늘 방 안에서만 살기 때문에, 자칫 넘어지기라도 하면 바로 골절상을 입는다고 합니다. 몸이 편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게으름 = 끝없는 안정 = 쇠에 나는 녹

가장 구체적인 예가 쇠에 나는 녹인 것 같습니다. 쇠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기와 접촉하면서 녹이 슬게 되죠. 하지만 갈아주면 녹이 사라지게 됩니다. 게으름도 갈고 닦는 다면 부지런해질 수 있다는 것이겠죠.



#2. 두번째가 "바르게 보기" 입니다. 사실 저는 '바르게 보고 있는 데 뭘 또 바르게 보라는 거지'라고 생각했으면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것을 보고 판단하라는 것이겠죠. 그래도 초보 수행자인 저로서는 잘 와닿지 않은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래의 발췌한 글을 보고 바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p212>
여러분이 길을 지나다가 한 사람이 가게에서 빵을 훔치는 것을 목격합니다. 그러면 순간적으로 그를 주인에게 신고하거나 붙잡아 경찰에 넘겨야 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근원적인 지혜의 눈은 그가 돈이 없어 며칠을 굶었음을 볼 줄 압니다. 그렇기 대문에 그는 빵을 훔친 것입니다. 이 올바른 판단은 자비의 마음이 싹트는 계기가 됩니다.

(중략)...

바른 견해는 현상에 머물지 않습니다.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을 먼저 보고, 그것에서 해답을 찾습니다.

바르게 볼려면 긍정적이면서 선한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평상시에 자비를 행할 수 있는 마음이 겉으로 우러나올 것 같습니다.



#3. 멋진 미덕
(265p)
옛날 우리 농경 사회에서도 그랬습니다. 이웃 간에 호박을 다다 준다거나, 새로운 과일을 주거나 할 때, 그 집에 사람이 없어도 조용히 두고 오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받는 사람도 '아무개네 집에서 햇것이라고 가져왔구나.'하고 서로 압니다. 이것이 아름다운 인정입니다. 전혀 생색을 내지 않습니다.

보통 우리는 무엇을 주면 보상을 받으려고 합니다. 선물이라는 의미가 "내가 이번에 이거 줄테니 다음에 넌 나에게 다른거 줘야해"라는 것 밖에 안됩니다. 한마디로 Give and Take  인 셈입니다. 스님이 이 예시를 든 것은 무주상보시, 즉, 어떤 보상을 바라지 않고 주는 것, 함께 나누는 것에 대한 기쁨을 보여주고자 하신겁니다. Give and no Take 정도의 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 개인 프로젝트를 수행 중에 있어서 매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리뷰를 올릴 시기가 애매했습니다만 올린지 오래되어서 이렇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생전의 소원대로 어린 왕자가 사는 별에 계실지도 모를 법정스님께 항상 고마움을 느낌니다.


'Book Review (except IT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을 읽고  (0) 2011.03.15
오두막편지  (0) 2010.06.28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0) 2010.04.29
아름다운 마무리  (0) 2010.04.22
말과 침묵  (0) 201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