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except IT Book)

아름다운 마무리

지상낙원 2010. 4. 22. 01:21
몇편의 동양화 전시회를 갔다온 기분입니다.

스님께서 살아계실 때 쓰신 책중에서 가장 최근의 생활을 담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1쇄 발행이 2008년 11월 15일 인 것으로 보아, 그렇게 추측이 됩니다.

스님의 기본 정신 토대인 무소유, 비우기, 친철하기, 현재에 출실하기 등등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조금은 특별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가르침을 위한 글이외에도, 식물, 나무, 달, 곤충, 새 등, 자연과 대화하는 내용과, 다기사랑과 차맛을 즐기는 삶의 내용을 아름답게 표현하셨습니다.

자연을 보면서, 고전 중의 시를 떠올리시면서 스님만의 해석을 읽으면서, 읽을 당시에 산속에서 자연과 혼연합일 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식물을 사랑하는 부분은 몇군데 나오지만, <우리가 살만한 곳은 어디인가> 내용의 일부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지난해 봄 고랭지의 선연한 빛깔에 매혹되어 작약을 1백 그루나 화원에서 사다가 뜰가에 심었는데, 집을 비운 사이 한 포기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캐 간 도둑이 있었다.

'안타깝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스님은 마음이 내키면 식물심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모종을 사서 심으시지 않으셨나 생각됩니다.

가르침과 관련해서, <책에 읽히지 말라>라는 글의 내용이 너무나도 와닿았습니다. 책을 좋아하고 다량의 책을 읽는 저로서는 너무나도 와닿는 글이었습니다.  와닿는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육조 혜능 스님의 회상에 <법화경>을 독송하기 7년이나 되는 한 스님이 있었는데, 그는 경전을 그저 읽고 외웠을 뿐 바른 진리의 근원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런 경우, 경전 자체에 허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전을 읽는 그 사람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먼저 마음의 안정이 없으면 경전의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경전의 가르침을 자기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령 <팔만대장경>을 죄다 외울지라도 아무 의미가 없다.

위 내용을 보면서 '뜨끔한 부분도 있지 않나' 라는 자기 성찰을 해보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글을 머리에 집어 넣지 말고, 진리의 이해, 체화시키는 것의 중요함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두고두고 새겨야 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책으로도, 자연과 함께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