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간색 글씨 : 책 속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 파란색 글씨 : 제가 쓴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오랜만에 열한 번째 글을 쓰게 됩니다. 우아한 테크 갬프 Pro와 회사일을 병행하느라 회사일에 신경을 쓰지 못한 여파가 5개월 이상 지속될 줄은 몰랐습니다. 역시 학습과 회사일을 병행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저도 제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어서 정신적 보상을 주어야겠지만, 다른 공부하는 개발자들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뛰어난 선생에 대한 미신"글을 읽고 느낌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많은 조직에서 교육은 투입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대표적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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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사장님 올해에는 저희 직원 중 몇 퍼센트가 리더십 교육을 수료했습니다" 같은 걸로 결과 보고를 합니다. 그 직원 중 몇 퍼센트가 해당 교육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얻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기업에서의 교육·훈련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훈련은 6개월 정도만 지나도 효과가 거의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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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효과가 별로 없을까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는데, 크게 보면 학습자, 교사, 교육 방식과 내용 조직 환경 등의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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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해티의 연구에 따르면 교사의 주제에 대한 지식수준은 효과 크기가 0.09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150여 개의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 중 꼴찌에서 15등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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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가진 지식은 학생의 성과를 높여주는 면에 있어 큰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저도 많은 교육을 받거나 강의를 들었지만, 교육을 받은 본인이 별도로 노력하지 않으면 교육의 효과가 매우 떨어질 수밖에 없었음을 체감하였습니다. 배운 것을 나의 지식으로 만들려면 반복은 필수입니다. 그럼에도 투입으로 성과를 측정하는 것은 측정에 오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 교육을 받고 6개월 정도만 지나도 효과가 사라진다고 언급하지만, 그 기간은 업무에서 사용하지 않거나 관련성이 없다면 더 짧아집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교육과정 후의 환경도 무시 못할 부분입니다. 물론 이건 교육을 제대로 잘 받았다는 가정하의 이야기입니다.
교육을 잘 받으려면 선생과 학생의 각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생이 지식을 잘 전달하는 것 못지않게, 지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반복 트레이닝과 피드백이 가능한 환경을 갖춘 상황에서 학생이 배우려는 열정과 의지가 상호작용한다면 퀄리티 높은 교육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한편, 선생이 가진 지식이 학생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는데요. 선생은 알려줘야 하는 능동적 입장, 학생은 지식을 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에 있는 것도 하나라도 생각합니다. 학생도 선생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본인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 좋다면 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단, 이렇게 학습능력이 좋은 사람은 일부이고, 학습능력이라는 것이 개인차이 있기에 교육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지 않나 생각합니다.
의료계의 연구를 보면, 전문가가 특정 수술법을 학생에게 가르칠 때, 의료적 지식,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행동단계, 의사결정 단계 등 자신이 해당 과제를 수행할 때 사용하는 지식 중 70%는 가르치지 않는다는 분석이 거듭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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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술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필요한 것의 30%만 가르쳐 놓고 자신은 다 가르쳤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이 자동화입니다. 전문가가 되면 자신이 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몸에 익고 자동화되어서 결국 암묵적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오히려 인식이 없어지는 것이죠.
이러한 현상을 스포츠 업계에서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링크) 물론, 지네딘 지단같이 선수와 감독으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가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거의 없습니다. 핵심은 가르치는 것과 수행하는 것에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지식이 많은 세간의 '뛰어난 선생'에게 배웠다고 해서 무조건 잘 배웠다고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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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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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입장에서는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이는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할 때 어떤 과정을 거치는가"를 생각하며 자신의 머릿속을 관찰하고, 질문을 던지고 분석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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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분석에 따르면 선생이 인지적 작업 분석에 능숙한가 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의 효과 크기가 자그마치 1.29나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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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선생의 메타인지를 돕기 위해 자기가 어떻게 생각하면서 이 문제를 풀었는지 그 인지적 과정을 선생에게 알려주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혹은 선생이 그 문제를 푼 인지적 과정 자체를 알려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겠죠. 이런 부분에 능하면, 가르쳐주는 기술은 부족하지만 해당 분야의 실제 전문가인 선생을 만났을 경우 무척 유용합니다.
선생의 입장에서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해서 학생에게 계속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자기 자신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는지에 대한 과정을 공부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세밀함이 커지겠죠.
예전에 제가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어를 알려줘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한국어의 "은/는/이/가"를 어떻게 구별해서 사용해야 할지 너무 어렵다고 했고, 알기 쉽게 설명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해왔기 때문에 본문에서 언급한 자동화 현상으로 한국어를 사용해 왔던 것이었죠. 그러나 외국인에게는 이게 매우 어렵고 디테일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워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 "은/는/이/가"를 사용하는 것이 혼란스럽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 친구는 "그는 밥을 먹습니다"와 "그가 밥을 밥을 먹습니다"와 같이 "는"과 "가"중 어느 것을 사용할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 또한 둘의 사용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 고민해 보지 않아서 선뜻 답변을 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었어요. ("이/가"는 단일 정보를, "은/는"은 복수 정보를 포함할 때 사용, "그가 밥을 먹습니다"라고 쓰는 게 올바른 표현이며, "그는 밥을 먹고, 그녀는 물을 마신다"처럼 복수의 주어가 있을 때, "은/는"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링크)
저는 한국어 사용 전문가(네이티브)였고, 한국어에 대한 지식은 많았어도 가르치는 방법(교수)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외국인에게 제대로 된 전달을 못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은/는/이/가"에 대한 가르침 내용을 한 번이라도 고민하고 정리해놓았다면 그 외국인에게 좋은 한국어 선생으로 기억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반대로 학생의 입장이라면, 전문가가 가지고 있는 고급 지식을 인출하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이러한 경험에 대하여 뚜렷하게 기억나는 것은 없지만, 회사일을 하면서 누군가가 퇴사를 할 때, 인수업무를 할 때 자주 사용했던 방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이 선생의 메타인지를 돕는 방법과 비슷한 것 같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제가 누군가로부터 설명을 듣고 이해가 안 갈 때, 제가 어디까지 이해했는지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해한 것이 맞는지를 설명자에게 되묻고 이해가 안 되는 내용도 질문합니다. 그러면 그 설명자는 "그 부분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고민해보지 않았는데 한 번 고민을 하고 설명을 드리겠습니다."하고 나중에 답변을 듣는 과정으로 설명자에게 메타인지를 시켰고, 시간이 지난 뒤 설명자가 답변을 주었습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궁금증을 해결하여 전문가로부터 지식을 얻으려고 했었습니다.
이 번 글을 읽어보니, 교육의 질이 높아지려면, 교육자, 피교육자 양쪽 다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무언가를 배워야 하는 입장인 피교육자가 더 간절한 경우가 많으므로 피교육자가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봅니다.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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